
글
일단 시작은 했어.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고 하고 있어, 이게 맞냐고 묻고 한다면 틀릴게 뻔해. 그러니까 묻지 않을게
다시 합법 엑스터시를 먹어야만 하겠다.
매일 20만원정도의 수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방 새어버리는 통장의 잔액은 내게 나의 무력감을 비추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해지해야 했다. 멤버십의 혜택이였던 네이버 자사 영화 플랫폼 시리즈온의 서비스 연동도 종료되었다. 부풀어오른 배를 만지다 생각한다. 참 쉽게 가입하게 해놓았는데 해지하는 길은 멀다. 머릿속의 중얼거림이 글로 써지지 않은지 오래였다. j와 연락이 끊긴지는 내가 그의 부탁을 받고, 그것을 말도 없이 들어주지 않고서부터 였다. 사이코패스에 관한 영상을 봤다. 나는 j그리고 나를 떠올렸다. 실은 무엇도 우리의 불안을 덜어주거나 해결해 줄 수 없었다. 나는 j의 부탁을 이뤄주지 않았어야만 했다. 그래서 난 다시 합법 엑스터시를 먹겠다. 니체의 심연에 관한 유명한 문장은 사실 개인이 가진 가장 큰 두려움에 대한 경고였다. 혹은 우리에 대하여 두려움이라고 생각게 하는 이름 모를 경계심은 개인을 그것의 반대항에 머무르게 하는 중력을 개인으로부터 결국 잃게하고 말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새벽 5시, 자궁의 부풀어오름을 느낀다. 오늘은 창원에서 마약수강교육을 받는 날이다. 하루의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에게 새벽 5시는 컨트롤을 잊게 만든다. 분명히 나는 c형간염을 모두 치료 받고 지금쯤이면 복학 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내가 다시 합법 xtc를 먹어도 괜찮을까?
오전 3시에 잘준비를 모두 마치고서 가게에서 들고 왔던 피자상자를 들춰본다.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한입 베어문다. 식기 전에 느꼈던 맛있음이 사라져 있다. 한조각은 아쉬워 두조각을 먹고, 그리고 저녁에 먹다남은 버섯 전골의 당면을 모두 건져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간장 한스푼을 넣고, 눈을 뜨니 한젓가락 분량이 남아, 그것을 싱크대에 버렸다. 왜인지 쉑쉑버거를 먹자던 너의 문장이 떠올라
여전히 좁기만 한 내 방에서 담배를 태운다. 눈을 감았다 뜨니 화장실 변기 위 수납장 거울 안에 내가 보인다. 시뻘개진 얼굴로 눈물을 흘린다. 강아지를 싫어하는 척을 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척 해야만 했던 너에게 선물했던 가죽자켓
쇼핑을 안한지 5년이 되었다. 그 핑계로 돈을 모으면 살 옷들을 찾아본다. 반지 하나와 옷 10벌, 그리고 신발 한켤레. 모두 아방가르드 한 핏으로 골랐다. 그런데 나는 왜 여전하게 고양이를 사랑한다던 그 목소리에 사로잡혀 있지? 합법 xtc를 다시 먹고야 말겠다. 장바구니에 내 욕구들을 집어 넣고, 그리고 동쪽으로 향해있던 머리맡을 서쪽으로 옮겨 눕는다. 좁은 방에 긴 나무 책상을 얹은 매트리스는 정사각형이 된다. 정사각형 속에서 이 쪽, 그리고 저 쪽으로 머리를 옮기다 보니 빼빼로 데이에 니가 사주었던 열 두 통의 빼빼로 중 마지막 남은 한 통을 마주해 버렸다. 초록상자의 아몬드 빼빼로, 너는 지금 무슨 생각 해? 아, 나는 솔직하게 그것보다
마지막 남은 한 통의 빼빼로를 삼등분해서 먹는 프로토콜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다니까
그리고 남은 버섯전골에 밥 한공기를 말아먹었다. 왜 또 배가 고프지? 피자 상자 속 남은 피자를 생각한다. 짜집기와도 같은 핑계가 캡션으로 들어가는 게 정녕 미술이고 예술이었냐면서, 분명히 이 글을 쓰기로 한 순간부터 그러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피자가 세조각 남아있는 나는 그것들을 모조리 먹어버릴 예정이고 만약 우리 영화가 예술영화가 될거였었다면 애초에 마이크를 프레임 안에 집어 넣기로 한 순간부터 또다른 마이크로 수음을 했었어야만 했다고. 욕망의 끝에 서면 나르시시즘도 자해라는 것을 알게 되긴 해, 그런데도 왜 난 계속해서 배가 고프지?
6시가 다되어가는데 졸리다. 산부인과를 가야겠다. 그전에 남은 피자를 먹어야지
주님의 은혜가 쉬는날 바로 전날 밤에 내게 찾아왔다. 주님의 자비로움이 내게 허락된 순간이였다. 사실은 무엇도 말이 안되는 것은 세상에 없다고, 그런데도 넌 신을 안 믿어? 나는 널 나무라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러나 신은 믿어야지. 그래야 살지, 아니 그래. 그래야 사는게 맞지
나의 글의 행태가 자폐아 같아도 사랑해달라고, 왜냐면 나는 항상 언제고 너에게 사랑을 말하니까. 해가 지고 꽃이 잠에 들고 강의 바람이 가시 같아져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니까. 그게 맞지. 너도 사랑을 말해야 맞지. 그렇다면 나를 위해 칠십만원 돈을 써도 된다고 말해줘. 그정도는 열심히 사는 날 위해 쓸수가 있잖아. 아니 근데 그러면 사실 내가 한말에 책임을 못지기도 해.
좋은 하이란 뭘까?
나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서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괴로워하잖아...
응. 실은 내 마음이 전부라고 말하고 싶어요.
거기에 초점 잡고 공명시킬줄 아는 것도...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에 당신께 안부를 물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 결국에 우린 사랑할 대상이 있으면 나를 더 사랑하게 되니까.
사랑해요.
그건 결국에 살고싶은거라니까
저기 여러분 잠시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방금 저는 '그게 뭐라고'를 깨달았거든요. 잠시만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어요. 난 썰리는 야채조각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끼는 사이코패스거든요? 아 이건 사이코패스감이 아니라고요? 어떻게 그래요. 뭐가 도대체 다른데요. 실은 다 똑같고 그래서 전혀 다르고 그래서 죄가 많고 사악하고 증오스럽고 더럽고 불결해. 그래서, 아직도 나의 글이 자폐아 같다고 말할 수 있어요?
아무것도 몰라도 진실은 말할 수 있어요. 우연으로.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인거죠. 안그래요?
아, 그 진실하나로 나는 너의 마음을 살 수도 있고요. 한 순간에 지지를 얻을수도 있다니까, 그러나 그것보다 대단한 것은 우연의 대상자가 그 우연을 마주하는 순간이라니까요. 그럼 모든게 바뀌어요. 아무것도 모르는건 그 순간에 아무것도 모르는걸 모르는 상태가 되고요, 그것에 감사하게 된다니까요? 그리고 우린 그래야만 하고요. 그러나 그 우연을 기적처럼 여기고 점성술을 한다면 그건 우상숭배가 되고 말겠지.
자, 이제는 조금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없어요. 이따금 우리는 우리를 엮어줄 매체가 필요하다고 느끼죠, 그래요 우리는 가끔 그걸 느껴요. 그건 다른 이름도 아니고 사랑이에요. 사랑안에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죠? 아뇨, 사랑하는 상태가 가장 용감한 거에요. 사랑하는 상태가 무식한거라고 생각해요? 아뇨, 사랑하는 상태가 가장 지혜로운 상태에요. 어쩌면 사랑의 반대항엔 무관심도, 증오도 아닌 두려움이 있겠다고 말해두죠. 난 그걸 말할 수 없지만 이렇게 표현해요. 모든 폭력은 애초에 두려움에서 시작된 화이트홀 같은거라
그래, 그래. 내말이 아파요? 그래, 그게 맞아요. 이 글은 두려움에서 시작된 게 확실하니까. 난 신을 믿어요. 여전히 두렵냐고요? 그래, 그게 당연하죠.
그게 당연해요. 그래 그게 더 가치 있으니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죠? 그럼 나의 글은 더이상 자폐아같지 않은거네요.
자폐아는 누가 이해하든 말든 그들의 언어방식을 고집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대단하고, 그런 점에서 안타깝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를 예술해.
벌어진 입술 틈으로 새어나오는 더러운
그러니까 그 더러운게, 지친다는 거지 뭐. 그래서 우리가 원한 건 지쳐도 같이 가는거. 내사랑 내곁에- 김현식
뭐가 중요한지 모른다는 말대신에 뭘 중요하게 알고싶은지를 물어봐줘. 그게 그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니까. 사실 그게 전부야. 그래, 그렇게 고양이가 좋아. 그럼 고양이에게 진심으로 물어줘. 무엇을 중요하게 알고싶어? 그래, 더이상 고양이든 강아지든 너의 레고처럼 조립하지 말아줘.
난 목소리를 내러 가야겠으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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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하트모양은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응모양이야. 응!
그래?
ㅇㅡ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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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기, 그리고 그걸 감수해야지
언젠가 내가 약없이도 숨을 쉬는 날이 올까요?